가상공간 전시회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넘어 작가의 예술철학과 세계관을 담은 특별한 갤러리
메타갤러리 라루나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금주의 작품
남경민 작가는 거장들의 삶과 예술적 고뇌를 공간으로 그렸다. 이 공간은 문과 커튼으로 가려진 비밀스러운 공간으로 관람객은 문의 틈, 커튼 너머를 들여다봐야 한다. 거 장들의 비밀스럽고 치열한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남경민의 안내에 따라 거장들의 공간으로 들어간다. 남경민의 작품에 등장하는 공간은 작가가 실제로 답사를 해서 살펴본 공간인 경우도 있고, 현재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상상으로 구현해낸 공간도 있다. 모든 공간들은 남 경민의 상상을 통해 실존했던 거장의 작품 세계를 기반으로 하여 재구성된다. 이 공 간 안에는 거장의 공간을 완성시키기 위한 다양한 오브제로 채워진다. 시간의 유한성과 삶의 소중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해골과 초, 작가의 투명하리만치 순수한 내면을 표현하는 유리병, 끝내 이루지 못하였지만 늘 가슴에 품었던 이상을 담은 날개, 신에 대한 경외와 숙명을 이야기했던 예수 고상 등의 은유의 상징물들이 공간 속을 채우고 있다. 이 오브제들은 공간 속에서 특별한 규칙 없이 무심하게 존재한다.
자세히보기김희자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성신여자대학교에서 판화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뉴욕에서 방문 예술가로 활동하면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김희자 작가는 롱아일랜드의 바닷가 숲속에서 자연을 통한 치유를 경험했다. 땅에서 자라 하늘로 뻗어나가는 나무를 보면서 생명력과 우주의 에너지를 느꼈다. 작가는 기(氣), 즉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있어 과학이 가진 한계를 인지하고 오로지 인간 무의식 속의 감성만이 본질에 대한 이해와 교감을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했다. 작가에게 있어 작업은 우주적 비밀과 교감할 수 있는 활동이기에 끝없이 나무들로부터 영감을 얻으며 활동을 지속해왔다. 횡단이 아닌 종단으로 자른 나무는 독특한 나뭇결을 드러내며, 결과 조화를 이루는 붓 터치는 작품에 시각적인 쾌감을 전한다. 특히 험난한 환경에서 자라온 나무의 나뭇결은 바람이나 파도의 움직임을 연상시키는 역동성을 띠며, 이러한 특성이 김희자의 작업으로 이어진다.
자세히보기김시종 작가는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콜라주 작업을 시작했다. 당시의 비현실적으로 화려한 작품들은 SNS를 통해 각자의 부와 명예를 과시하는 현대 사회의 풍조와 유사하기도 하다. 수 세기가 지나도 공동체가 향유하는 문화의 수단은 달라졌지만, 사회적 생존의 방식은 달라진 것이 없다. 작가는 팬데믹이라는 전 인류의 위기 속에서 보여지는 것들에 의해 잊혀진 중요한 것, ‘죽음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아 화려한 그림 속에 시든 꽃, 해골, 모래시계 등을 배치했다. 작가는 다양한 촬영 기법과 디지털 편집을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고, 꽃과 동물의 크기와 색을 변형하여 새로운 차원의 생명체들과의 공존을 탐구하는 세계로 초대한다.
자세히보기홍지희 작가는 자연의 사계절을 주제로 폐유리와 스티로폼 같은 업사이클링 재료를 활용한 오브제 작업을 선보인다. 인류의 발전과 욕망을 상징하는 인공물질을 매개로, 그녀는 인간과 자연의 대립이 아닌 공생의 방안을 제시한다. 순환하는 자연의 현상과 그대로 닮아있는 작업 방식을 통해 자원을 환원시키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자신이 매일 걸었던 길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그녀의 작업을 통해 우리는 자연에 대한 존중과 공존을 예술적으로 탐구하며, 자본과 물질이 지배하는 현 사회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자세히보기이지원 작가의 작품은 자연 속에서 자신을 치유하는 존재들과의 연결을 통해 내면과 대화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녀의 작품 속 자연은 울창하고 선명하다. 대자연 안에서 화자와 주변 인물들은 정적이면서도 끊임없이 흐르는 감정을 교류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작가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소중한 순간, 귀여운 강아지와의 시간을 통해 행복의 가치를 표현하고, 이러한 순간들이 어떻게 치유와 에너지를 주는지를 세밀한 붓 터치로 담아낸다. 이지원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체험을 넘어, 관람객에게 명상과 치유의 경험을 선사하며 개인의 안식처를 찾도록 안내한다. 그녀의 회화는 관람객이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본능적인 휴식을 찾고, 마음의 평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자세히보기윤정선은 기억 속의 공간을 그린다. 작가의 기억으로 재구성된 작품 속 공간은 실제 존재하는 곳이면서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사람과 주변 환경을 소거하고, 작가는 비밀 일기처럼 그 공간 속 자신만의 순간들을 기록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2000년대 초반, 윤정선의 작업은 대부분 무채색이었다. 회색빛 영국의 하늘과 중국 거리에 작가는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마치 이방인처럼 머무르며 자신의 색이 섞이지 못하는 외로움을 그림으로 그렸다. 북경 유학 이후 작품 속 거리에 붉은 색, 노란 색, 파란 색과 같은 원색을 사용한 오브제가 등장했다. 사람이 없는 공간 속 원색의 오브제는 그 공간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존재였다. 작가에게 큰 전환점이 된 것은 북경 시리즈이다. 자금성 지붕 위 화려한 금박, 붉은 벽과 문은 모두 작가에게 낯선 색이었다. 이 색을 통해 작가는 청조의 쓸쓸한 마지막과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 그리고 오늘날의 방문객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자세히보기MeME작가는 믹스미디어, 평면, 입체 등 폭넓은 시각 예술로 대중미술의 만화적 요소와 회화를 잇는 새로운 접점을 찾아 현대인의 주체적 삶과 행복을 향한 희망의 세계관을 전한다. 작가의 모든 작업 소재는 생물학적 결핍 극복을 위해 인위적 요소들로 주어진 환경을 변형시키고 스스로 필요한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인간의 주체성을 의미한다. 현대사회의 정해진 프레임 안에서 나약해진 작가 자신과 동시대 현대인들의 모습을 표상한 오브제 피그미는 자존감이 결핍된 돼지로 태어나 늘 주변을 의식하며 귀를 기울이다보니 토끼처럼 귀가 길게 늘어진 형태이며 소심한 성격으로 입이 작아진 형상을 띄고 있다. 행복을 꿈꾸며 뜨겁고 가슴 뛰는 에너지를 따라 비행하는 피그미에게 하트고글은 행복의 낙원을 비춰주는 매개체다. 잃어버린 자존감을 찾아나서는 피그미의 여정을 통해 자의식이 없이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가 꿈을 찾는 동시대 모든 어른아이들을 위한 초현실 유토피아를 완성한다.
자세히보기윤송아 작가는 이미지의 재해석을 통해 생명력과 같은 시대를 관통하는 에너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나무라는 중심적인 매개체를 기준으로 하여 그 안을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시선의 각도에서 찾아낸다. 작가만의 시선에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순간을 모으고 화폭에 재배치하여 새로운 도상을 만든다. 장지에 분채를 활용하는 작가는 동양적인 색체를 세련되게 활용한다. 과감한 도상과 함께 사용되는 색체는 장지의 텍스쳐 위에서 살아나 더욱 매력적인 작품으로 탄생한다. 윤송아 작가는 숙명여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하였으며 2023년에 아시아프에 참여했다.
자세히보기조재연 작가는 현대인들이 직면하는 상황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불안과 모순을 익살스러운 요소를 통해서 동화적으로 풀어나간다. 작품속에 등장하는 공룡들의 모습은 두터운 마띠에르 속에서 다소 불분명하게 드러난다. 원색에 가까운 색상의 배열 속에서 느껴지는 키치함은 작가가 현대인의 불완전함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공룡들 위에 올라가 있는 노란색의 스마일은 조재연 작가가 전하는 유쾌한 인사이며 동시에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는 안녕의 메시지이다.
자세히보기이소영 작가는 전통 민화의 조형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소영 작가의 작품에는 고구려 고분벽화, 조선 후기 민화에서 자주 등장했던 화조, 동물상 그리고 왕실에서 사용했던 다양한 도상이 등장한다. 작가는 전통 도상에 현대적 디자인 요소를 콜라보 하는 것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서로 다른 도상들이 만나 생겨나는 시너지는 오히려 더 깊은 한국성을 보여준다. 작가는 단청을 연상시키는 동양적인 색을 과감하게 사용해왔다. 화려한 색채의 향연 속에서 작품의 중심 소재에는 화이트 앤 블랙의 무채색을 차용해 모던함에 무게감을 준다. 이처럼 이소영 작가는 현대의 시선으로 해석한 민화를 통해 새롭고 감각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자세히보기김민하 작가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모든 조형적 시각언어를 아울러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마음, 따뜻하고 순수한 내면을 전달한다. 치열한 회화의 세계에서 한 발 벗어나 다양한 표현 기법과, 구도, 틀을 깨는 해석과 같은 새로운 시도와 시행착오 속에서 발생하는 설렘에 작가는 보다 집중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토끼와 소녀의 모습은 어린 시절의 작가 자신이며 또한 어른이 되면서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순수의 결정이기도 하다. 이 순수가 작가로 하여금 동화적 상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간다. 대중이 공감하는 행복한 그림을 그리고 싶은 김민하 작가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이슬비에 젖듯 행복으로 충만하게 한다. 김민하 작가는 숙명여대 회화과 학사를 마치고 영국 킹스터대학교 일러스트레이션학과에서 석사를 마쳤다. 이후 숙명여대에서 시각영상디자인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희수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그 외에 다양한 아트페어에서 활동했다.
자세히보기김한기 작가의 세계에 과학은 예술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의 눈에 보이는 과학의 아우성들은 작품을 통해서 대중에게 전달된다. 그의 대표적인 시리즈인
박선미 작가의 작품에는 앵무새가 화자로 등장한다. 이 많은 새들은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를 가진 존재에 대한 작가의 표현이며 고찰이다. 눈에 빛을 잃고 심연에 빠져드는 새는 무한한 생각의 시간으로 빠져들고 그 자리에 멈추기도 하며, 반짝거리는 눈을 가지는 새들은 자신을 뽐내면서 스스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작가의 철학적 사유는 각기 다른 이야기와 이름 그리고 성격을 가진 새들에 의해서 시각적으로 전달된다. 나를 포함한 존재의 삶 속으로 깊이 침잠해 보는 것, 섬세한 감정에 충실하여 객관화된 개체로서 나를 다시 돌아보는 과정을 작가는 이어 나가고 있다. 박선미 작가는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KBS 제1라디오 작가로 활동하였다. 뉴욕 School of Visual Arts 및 The Art Student league of New York에서 회화 및 판화를 공부했다. 이후 1997년부터 단체전 및 개인전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자세히보기이사라 작가의 Wonderland 시리즈는 날카로운 칼을 이용하여 세공하는 과정의 스크래치를 통하여 화면 속에서 섬세하고 따뜻한 느낌을 자아낸다. 작품을 가까이에서 보면 굉장히 섬세하게 칼로 긁어낸 과정이 보이는데, 이는 여러 번의 물감을 덧칠한 후 그 위에 오랜 시간 동안 하나하나 공들인 흔적이다. 작품 속에는 밝고 행복한 패턴들이 마치 숨은 그림찾기처럼 얽혀있고, 이는 희망과 소원, 행복과 즐거움의 패턴으로 표현된다. 작가의 작품에서는 소녀와 곰인형처럼 애니메이션 같은 귀여운 도상을 이용해서 하나의 새로운 원더랜드를 만들어낸다. 작가의 대표작인 Wonderland 시리즈는 현대인의 내면에 존재하는 동심의 세계를 작가가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세히보기이소정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정원은 이야기를 숨기고 있는 장소이면서 동시에 미스테리한 공간을 보호하는 벽으로 분한다. 자연과 인공물의 두 가지 역할을 모두 가지는 이 숲은 두려우면서도 동시에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고 삭막한 공간에 자연의 에너지와 식물의 에너지를 부여한다. 정원에 등장하는 다양한 도상들은 신화 속의 주제들과 상징을 담고 있다. 이 성곽, 식물, 올리브, 월계수, 비둘기 등을 매개로 하여 작가 내면의 판타지 세계를 투영한다. 오일파스텔을 이용하여 어두운 배경을 긁어내 밝은 색을 표현하는 스크래치 방식, 채색된 종이를 켜켜이 쌓아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작가의 기법은 어둠속에서 찾아낸 희망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소정 작가는 동아대학교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부산대학교 미술학과에서 석사를 마쳤다. 이후 부산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여하였으며 2020년에는 <무조건 당신편>의 그림을 맡아 출간하였다.
자세히보기이쿠 하라다는 3D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가상 세계를 만드는 직업을 15년간 해 왔다. 태어나고 자란 고향의 자연을 가상공간속에서 이미지화하고 일상적 사건과 감정을 건물이나 오브제로형상화해 그 안에 배치해왔다. 기억의 단편을 지도로 만드는 작가는 그 세계 안에서 마치 신과 같은 위치에서 자신의 세계, 즉, 이너 스페이스(Inner Space)라 스스로 명명한 상상의 세계를 창조해 왔다. 이너 스페이스는 그의 이상향으로, 현실에 바탕을 둔 가상 세계이다. ‘이너 스페이스’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의 형태로, 바다는 푸른 색으로, 땅은 초원을 상징하는 녹색의 평면으로 표현된다. 그 위에 나무와 집, 랜드마크 등의 조형물들이 자리한다. 그리고 빛과 그림자를 구현해 가상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된 자신의 세계 속을 거니는 상상을 했던 작가는 그 속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을 2차원의 회화로, 그리고 3차원의 조각으로 만들어 현실로 가져왔다. 이렇게 컴퓨터로 만든 가상공간과 현실세계가 중첩된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가상현실 공간을 실체화 하는 시도일 뿐 아니라 현실 세계의 공간적 모티브를 가상공간에 반영함으로써 감상자를 쌍방의 세계로 오가게 만드는 그만의 독특한 작업 방식으로 발전했다. 여러 차원의 공간들이 중첩되는 그의 작업은 가상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우리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자세히보기풍부한 표정과 귀여운 몸짓을 한 베들링턴 테리어 강아지 룽키가 등장하는 채혜선의 작품은 언뜻 보면 행복하기만 한 동화 속 세상을 보는 것 같다. 그러나 바람 빠진 풍선을 끌고 가는 모습이나, 다이빙할 채비를 마치고 나와 물속으로 뛰어들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습, 혹은 화려한 고깔모자를 쓰고 사료뿐인 생일상을 받은 모습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채혜선 작가는 반려견 룽키의 시선으로 보는 일상의 감정, 생각을 일기를 쓰듯 그림으로 기록한다. 작가가 아닌, 반려견이 보는 세상을 그리는 이유는 가장 사랑하는 존재로 작가의 마음을 표현해 보는 것도 있지만, 작가와 성격적으로 비슷한 룽키를 통해 작가 자신을 보기 때문이다. 룽키는 곧 작가의 페르소나이다.
자세히보기신비로운 자연 속 천진난만한 동물을 주인공으로 행복한 상상 속 풍경을 담고 있는 문경 작가는 어려서부터 일상을 관찰하고 그것을 그리는 일을 좋아했다. 그는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고, 대기업에서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그림 그리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 재미 삼아 응모해 본 공모전에서 수상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문경의 작품은 동물과 인간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만들어 내는 ‘긍정의 에너지’로 가득하다. 환경에 적응하며 뿌리내린 버드나무, 바람의 숨결에 따라 향기를 퍼뜨리는 야생화, 싱그러운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햇살 등 대자연 속 요소들은 작가의 동화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감의 원천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그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자유분방하며 생기 넘치는 동물 캐릭터들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붙잡고 미소 짓게 한다. 모든 사자가 용맹하지 않고, 모든 토끼가 연약하지 않다는 사실에서 착안해 낸 초식 사자 레인보우와 육식 토끼 로이, 하늘의 달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강아지 달몽이, 물을 좋아하는 코끼리 코몽이 등은 초록빛 자연과 함께 관객을 환희 가득한 판타지 세상으로 안내한다.
자세히보기목탄과 숯 등의 소재를 이용하여 풍경을 그리는 박영학은 풍경을 정확히 묘사하기보다, 비워내기를 통해 자연형태의 본질에 집중한다. 그의 그림은 익숙해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비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하며 보는 이의 시선을 붙잡는다. 곳곳에 여백을 둔 그의 작품을 보면 <단아한>이라는 일괄적 제목이 지어진 것이 이해가 되는데, 이는 비워내기에 집중하여 백자와 같은 단아한 한국의 풍경을 담고 싶은 작가의 의지이기도 하다. 간결해 보이는 작품은 이미지와는 달리, 제작 과정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 박영학은 장지 위에 하얀 석채를 입히고 말리는 작업을 15회 이상 하여 견고한 바탕을 만든다. 이 과정을 통해 도화지는 변하지 않는 순백의 색이 입혀지고, 돌가루는 은은한 빛을 발산하며, 종이는 더욱 단단해진다. 그 위에 건식 재료인 연필과 목탄, 숯과 같은 재료로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숯 또한 그의 손을 통해 일일이 깨어져 각각의 결과 면의 모양에 따라 배치된다. 이러한 과정들은 자연 재료 사용을 통해 작품을 다시 자연으로 환원시키고 싶은 작가의 바람을 품고 있다.
자세히보기김순철 작가는 다소 평면적으로 느껴지는 동양화에 물성을 얹어 질감 적 다양성을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는 실과 바늘이라는 일상적 소재를 이용, 바느질을 화면으로 가져 와 그만의 특별한 작품세계를 구축하였다. 흔히 동양화의 덕목은 비움에 있다고 한다. 이 관점에서 봤을 때, 정중앙에 오브제를 배치하고, 겹겹의 바느질과 채색으로 화지를 가득 채운 김순철의 작품은 매우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그는 불필요한 요소들을 생략하고, 나타내고자 하는 메시지에 오롯이 집중한다. 전통의 재료로 한 땀 한 땀 꿰어 올린 작가의 인내 시간을 느껴보면, 그림 밖, 작업 과정을 그려보게 되는데, 이는 작가 특유의 비움의 심미에서 오는 힘일 것이다. 근래 김순철의 주요 오브제들은, 꽃, 항아리, 의자 등으로 정리된다. 이들은 묘사나 재현의 대상이 아닌, 작가의 바람을 담은 상징적 기호들이다. 언뜻 보면 꽃의 형상을 한 기호는 작가가 배추 밭에 남겨진 배추의 모습을 보고 작업으로 가져온 것으로, 원하지 않아 남겨진 배추 또한 보는 관점에 따라 활짝 핀 꽃으로 보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순철은 꽃 작업을 통해 피어나고자 하는 염원을 표현한다. 작품의 정중앙에서 단아한 자태를 뽐내는 항아리는 좋은 것을 담는 수용체로서의 기호로, 복잡함을 비워내고 원하는 것을 담고자 하는 작가의 소망을 품는다. 또한, 일반적으로 네 다리로 만들어지는 의자는 작품 안에서는 두 다리로 표현되는데, 이는 작가의 모습을 나타내는 형상으로, 두 다리로 굳건히 일어서고 싶은 작가의 의지이다. 이러한 바람을 담은 형상들은 가벼워지고, 비울 수 있고, 정돈되고 싶은 작가의 희망이 담긴 기호들로, 그의 작품이 “About Wish”라는 하나의 제목이 지어진 이유를 설명한다.
자세히보기작가 이선주는 어린시절부터 문구용품, 우표 등을 수집했다. 성인이 되어서는 한국의 전통과 정서를 담고있는 보자기, 미국 보통의 가정에서 사용하는 밀크글라스 등을 모았는데, 이를 통해 수집품이 자신이 살아 온 시간과 공간을 반추하는 매개체라는 것을 깨닫는다. 작가가 애정을 가지고 모은 수집품은 자연히 작업으로 이어졌고, 언어를 대신해 그가 누구인지를 드러낸다. 사물의 사전적 의미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물체” 이나, 이선주 작가는 사물의 외양을 말하기 보다, 이들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절제된 화면구성을 통해 표현한다. 이선주의 정물사진은 사회적, 문화적 정서나 작가의 감정과 같이,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 관한 담화이다. 그는 Black Memorabilia 시리즈에서 빛이 없는 어둠의 공간에 사물을 두고 그 안에 놓인 정물을 보일 듯 말 듯하게 촬영하였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존하고 있는 존재에 관한 그의 이야기이다. 이 후 Stack 시리즈를 통해 쌓는 행위에 담긴 염원을, 보따리 시리즈를 통해 정성과 사랑을 표현하였다.
자세히보기김건일 작가의 풍경화는, 실제가 아닌 작가의 상상 속 풍경이다.그리는 대상보다는 그 대상을 바라보는 주체, 곧 작가 자신의 마음을 작품을 통해 표현한다. 작가가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가장 중요한 동기인 “기억”이라는 요소는 “숲”이라는 대상을 만나 캔버스 위에서 시각화 되었다. 인적이 없는 숲 속을 걸어 보면, 처음 보는 생명체들과 무성한 수풀 등, 예상하지 못한 많은 요소들을 만나게 된다. 기억 또한 그 속으로 들어 갈수록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마음 혹은 욕망에 따라 변하는 불완전성이 들춰진다. 숲 속을 들어가며 숲 밖에서 생각하지 못한 면모들을 만나게 되는 것처럼, 우리의 기억도 그런 양상을 가지고 있다.
자세히보기작가 신수진은 판화와 회화를 결합시켜 작품의 표현과 색채에 다양성을 더한다. 씨앗의 모습을 한 작은 개체들이 화면 위에서 중첩되고 응집하면서 생명의 생성과 성장, 소멸에 관한 자연의 순환을 보여주고있다.수많은 이미지를 겹쳐 한 화면에 담아내는 작가의 조형성은 가까이 보면 가녀린 잎새이지만 멀리보면 한 송이의 꽃이 되기도, 우주의 웜홀이 되기도 하며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일일이 손으로 새기는 인그레이빙 기법과 드라이포인트 기법을 사용하여 판을 제작하고, 여러 색의 잉크를 입혀 한 화면에 수십, 수백 차례 반복해 찍어낸다. 그리고 그 위에 붓으로 선을 그리거나 색을 입혀 섬세함을 더한다. 작가의 작업과정에는 선의 떨림과 번짐, 그리고 미세한 손의 느낌과 호흡이 담긴다.
자세히보기그의 보자기 작품은 소재가 가진 내러티브 뿐 아니라 방법론적 관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극한의 디테일까지 세밀하게 묘사하는 극 사실주의로 표현된 보자기는 실제 보자기로 싼 보따리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지만, 푸른 하늘, 숲 속, 샹들리에 밑 등 보자기가 놓여있는 배경은 실제가 아닌, 상상 속의 공간이다. 또한 비녀, 노리개, 꽃과 같은 장식을 차용해 보자기를 장식하는 행위는 작품 속 보자기가 실제 보자기가 아니라 작가의 창조물 임을 의도적으로 드러낸다.
자세히보기유리 물방울의 영롱함은 차원의 개념을 잠시 잊게 만들며 과거와 현대, 미래를 동시에 생각하게 하는 시각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그에게 물방울은 시작과 끝을 의미한다. 물방울은 공기 중 수분들이 모여 하나의 개체가 되며 수 많은 생명을 탄생시키 듯이, 그의 모든 경험이 쌓여 진정한 자아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유리는 그가 지금까지 작가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큰 양분이며 정체성이기도 하다.
자세히보기세상은 언제나 양면성을 지닌다. 우주와 생명, 음과 양, 시작과 끝 등 상극이 공존하는 균형의 세계이다. 그의 그림은 이러한 세상의 질서를 담는다. 역설의 균열에서 시작된 그림은 균열을 메우기 위해 확장되고 자신이 영원할 것처럼 생명력을 뽐낸다. 그의 선과 공간은 마치 움직이고 충돌하고 조화를 이루며 캔버스 위에서 살아난다.
자세히보기박상혁 작가는 네모나네를 처음 스케치한 이후 지난 20년간 네모나네가 모티브가 된 회화, 조각, 디지털 아트 등 다양한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 개인으로서 공동체 안에서 나는 어떤 위치와 상태에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그는 자신의 정체성과 존엄성에 대해 사유하고, 그 사유 과정을 네모나네를 통해 작품으로 승화시켜 왔다.
자세히보기작가는 회화의 외부에 존재하면서 회화를 볼 수 있게 해 주는 빛을 캔버스 안으로 가져와 물감을 칠한 붓질과 어우러지게 만들면서 새로운 조형언어를 만들어 낸다. 그에게 빛은 회화의 본질에 다가가기 위한 도구이다. 인공적인 빛을 직접 회화 안에 사용함으로써 색을 감각하게 되는 과정에 대해 고찰한다.
자세히보기그는 보이는 것을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그리는 것이 순수한 것이며 살아있는 느낌을 전달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밝은 햇빛이 내리비치는 자연을 마치 유화로 풍경화를 그리는 것처럼 붓터치를 살리고 디테일까지 그려 입체감과 생동감을 표현하기도 하고, 때로는 과감하게 디테일을 생략하고 단순하게 그리기도 하면서 아이패드 드로잉의 표현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자세히보기이 경은 외부의 자극이나 일생 생활 속에서 느끼는 감정을 색채로 지각하는 독특한 화가이다. 눈으로 색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색을 본다고 말하는 작가에게 색은 작품의 모티브이자 주제이다. 작가는 화폭에서 구체적인 형태를 제거하고 색을 질서화하여 재구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추상적인 작품은 관람객이 각자의 감수성에 따라 다른 그 무엇을 상상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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