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윤제는 홍익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조형 작업을 통해 기억과 지각, 시점의 문제를 구조적으로 탐구해 왔다. 스테인리스 스틸과 아크릴 등 산업적 재료로 제작된 그의 작업은 빛과 반사, 투과의 효과를 고려하여 설계되며, 주변 공간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형성한다.
작업은 특정 장면이나 사건을 직접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구조와 프레임, 겹침과 분할을 통해 기억의 비선형적 특성을 드러낸다. 작가는 이를 ‘Mem-s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는 Memory(기억)와 Dimension(차원)을 결합한 용어로, 기억이 단일한 이미지가 아니라 다양한 차원과 시점 속에서 다르게 인식됨을 의미한다. 그의 작업은 건축적이다. 직선과 격자, 반복되는 프레임은 공간의 단면을 구성하며, 중첩된 레이어는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형태와 색의 관계를 다르게 경험하게 한다.
또한 빛은 중요한 조형 요소로 작용한다. 아크릴을 통과한 빛과 구조물의 그림자는 전시장 벽과 바닥으로 확장되며, 물질과 비물질의 상호작용 속에서 작품의 경계를 공간 전체로 확장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