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건일은 “왜곡상”, “숲” 시리즈를 통해 “객관적인 형태의 존재성”에 의문을 던지는 작업을 하고 있다. 대상을 바라보는 그의 독특한 시각은 다수의 갤러리와 문화재단의 초대로 이어졌고, 그의 작업에 주목하던 독일 유명의류회사 Merk는 2014년, ‘달력으로 한국문화 알리기’ 캠페인을 제안한다. 이 캠페인을 통해 김건일은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는 화가’로 소개되며 동양화와 서양화가 공존하는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로 예술계에 강한 눈도장을 찍었다.
김건일 작가의 풍경화는, 실제가 아닌 작가의 상상 속 풍경이다. 그리는 대상보다는 그 대상을 바라보는 주체, 곧 작가 자신의 마음을 작품을 통해 표현한다. 작가가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가장 중요한 동기인 “기억”이라는 요소는 “숲”이라는 대상을 만나 캔버스 위에서 시각화 되었다.
인적이 없는 숲 속을 걸어 보면, 처음 보는 생명체들과 무성한 수풀 등, 예상하지 못한 많은 요소들을 만나게 된다. 기억 또한 그 속으로 들어 갈수록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마음 혹은 욕망에 따라 변하는 불완전성이 들춰진다. 숲 속을 들어가며 숲 밖에서 생각하지 못한 면모들을 만나게 되는 것처럼, 우리의 기억도 그런 양상을 가지고 있다. 기억과 숲의 상관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캔버스를 초록의 물감으로 채우고 천을 이용하여 지워가며 그림을 그린다. 그 위에 다시 물감을 바르고 또 지워내어 이미지를 중첩 시킨다. 이는 기억을 들춰내어 드러난 마음을 마주하는 과정과 닮아있다.
김건일 작가는 그림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마음 또한 들여다보고 무엇을 보았는지 소통하길 희망한다.
김건일 작가는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동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03년 공화랑 “間” 전시를 시작으로 20여회의 개인전과 100여회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이외에도 “2015 Chennai Chamber Biennale”를 포함하여 국내외 다수의 비엔날레와 아트페어에 참가하였다. 작품 소장은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화이트블럭아트센터, 영은미술관, 가나 장흥아트파크 등 유수의 기관에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