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철 < Emptiness and Fullness >
김순철 작가는 다소 평면적으로 느껴지는 동양화에 물성을 얹어 질감 적 다양성을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는 실과 바늘이라는 일상적 소재를 이용, 바느질을 화면으로 가져 와 그만의 특별한 작품세계를 구축하였다. 흔히 동양화의 덕목은 비움에 있다고 한다. 이 관점에서 봤을 때, 정중앙에 오브제를 배치하고, 겹겹의 바느질과 채색으로 화지를 가득 채운 김순철의 작품은 매우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그는 불필요한 요소들을 생략하고, 나타내고자 하는 메시지에 오롯이 집중한다. 전통의 재료로 한 땀 한 땀 꿰어 올린 작가의 인내 시간을 느껴보면, 그림 밖, 작업 과정을 그려보게 되는데, 이는 작가 특유의 비움의 심미에서 오는 힘일 것이다. 근래 김순철의 주요 오브제들은, 꽃, 항아리, 의자 등으로 정리된다. 이들은 묘사나 재현의 대상이 아닌, 작가의 바람을 담은 상징적 기호들이다. 언뜻 보면 꽃의 형상을 한 기호는 작가가 배추 밭에 남겨진 배추의 모습을 보고 작업으로 가져온 것으로, 원하지 않아 남겨진 배추 또한 보는 관점에 따라 활짝 핀 꽃으로 보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순철은 꽃 작업을 통해 피어나고자 하는 염원을 표현한다. 작품의 정중앙에서 단아한 자태를 뽐내는 항아리는 좋은 것을 담는 수용체로서의 기호로, 복잡함을 비워내고 원하는 것을 담고자 하는 작가의 소망을 품는다. 또한, 일반적으로 네 다리로 만들어지는 의자는 작품 안에서는 두 다리로 표현되는데, 이는 작가의 모습을 나타내는 형상으로, 두 다리로 굳건히 일어서고 싶은 작가의 의지이다. 이러한 바람을 담은 형상들은 가벼워지고, 비울 수 있고, 정돈되고 싶은 작가의 희망이 담긴 기호들로, 그의 작품이 “About Wish”라는 하나의 제목이 지어진 이유를 설명한다.
KIM SOON CHEOL